물들어 가는 사람

물들어 가는 사람

 

                                                                                                                                    김일영 (동행교회 담임/가정사역자)

  가을이 깊어갑니다. 이 때쯤 되면 온 산은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이 들고 길가의 가로수들도 색동저고리를 곱게 차려 입습니다. 시간이 나면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팔공산을 드라이브 한 번 해 보세요. 가까운 경주로 가도 좋습니다. 길가의 단풍들로 인해 환호성이 절로 터져 나올 겁니다. 이 계절은 가만히 앉아 있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날들입니다. 이 좋은 계절이 너무나 짧은 게 또한 안타깝습니다. 교회적으로도 시월엔 행사가 많아서 저도 무척이나 분주한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그럼에도 틈을 내서 시외로 드라이브를 나가는 날이면 무척이나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면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떠나야지 다리가 떨릴 때 떠나면 안 된다”는 말이 더욱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깨닫는 것은 나뭇잎만 물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물들어 간다는 것입니다. 나뭇잎이 여러 가지 색깔로 물들어 가듯이, 사람들도 살아가면서 제 각각 여러 가지 모습으로 물들어 가는 것을 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의 머리 색깔이 빨강색, 노란색, 보라색 등으로 물들어 가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이 물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 마음이 공산주의 사상으로 새빨갛게 물든 사람을 옛날에는 빨갱이라고 했습니다. 돈을 좋아하여 황금만능주의 사상으로 물든 사람을 노랭이라고 했고요, 그 마음속에 품은 사상이 무엇인지 알쏭달쏭한 사람, 그 생각이 검은지 흰지 할 수 없는 애매한 사람을 가리켜 회색분자라고도 했지요. 늘 술에 취하여 얼굴이 발그스레하게 물들어 있는 사람을 홍당무라고도 했습니다. 어쨌든 사람은 어떤 사상에 물들든지, 어떤 종교에 물들든지, 어떤 취미나 기호품에 물들든지 그 무엇엔가 물들기 마련입니다.
  기왕에 물들 바에야 좋은 것에 물이 들어야 합니다. 나쁜 것에 물들면 신세 망치고 패가망신하기 때문입니다. 무신론적 공산주의 사상에 물들어서 망한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노름이나 마약에 물들어서 인생도 날리고 가정도 날린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요! 술기운에 물들어서 거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돈독이 올라서 돈 때문에 부부간에 갈라서고 형제간에 칼부림하는 사람이 또한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그와는 정반대로 예수님께 물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복음에 물든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데 물드는 것은 점차 망하는 길이요 결국엔 죽는 길이지만, 예수님께 물드는 것은 마침내 복 받는 길이요 결국 영원히 사는 길입니다.
 
  우리나라 개화기의 대표적인 지도자들 가운데는 예수님을 만나 기독교 신앙에 물이 든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우남 이승만 박사는 애국운동을 하다가 청년시절에 붙잡혀 감옥살이를 하던 중에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넣어 준 성경을 읽던 중 예수님을 만나 회심하고 독실한 기독신자가 되었습니다. 월남 이상재 선생 역시 애국활동을 하다가 붙잡혀 감옥에 갇혀 있던 중에 25살이나 어린 청년 이승만의 전도를 받고 거꾸러져 54세의 나이에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기독교 신앙에 물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믿음으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일했던 것입니다.
  김일성이가 북한 정권을 세울 때 가장 두려워했던 대상인 고당 조만식 선생은 젊은 시절 장사를 하다가 술고래가 되었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는 한정교라는 고향 친구의 권유를 받고 뒤늦게 선교사들이 평양에 세운 숭실학교에 입학한 후에 예수님을 만나 기독교 신앙에 물이 들었습니다. 후일 그는 오산학교 교장을 지내며 후진을 양성하는 등 민족지도자로서 존경을 받았고, 평양의 산정현교회 장로로서 주기철 목사님을 담임으로 모셔 와서 그의 목회를 열심히 도왔습니다.
  그 외에도 이승훈 선생, 서재필 박사, 안창호 선생, 김구 선생, 유관순 열사, 이준 열사, 김마리아 여사, 윤치호 선생, 남궁억 선생, 안익태 선생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애국지사들이 예수님께 물들어서 나라를 위해 일한 것을 역사가 증거합니다.
  평양의 유명한 깡패 김익두는 부인 김익진의 기도와 친구 박태호의 전도로 예수님께 물이 든 사람입니다. 금산교회에서 부흥회를 시작하던 날, 그는 난생 처음 교회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그때 사람들의 반응은 두려움 그 자체였습니다. “어랍쇼, 김익두가 나타났어”, “이거 또 야단났구만”, “몇 놈 작살내러 온 게 분명해!” 그런데 그날 밤 그는 부흥회를 인도하던 소안론 선교사님의 설교에 크게 감명받아 예수님을 영접하게 된 것입니다. 그 후 그는 유명한 부흥사가 되어 800여 회 부흥회를 인도하는 동안에 300만 명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의 기도를 통해 병 고침을 체험한 사람이 2만여 명이나 되었고, 목사가 된 사람이 100명이 넘었습니다. 그의 설교에 감동을 받아 예배당을 지은 교회도 300여 교회나 되었다고 합니다. 예수님께 물이 드니까 평양 시내의 골칫덩어리 깡패가 변하여 한국 교회를 부흥시킨 최고의 부흥사가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 물든 사람은 또 누군가를 신앙으로 물들이게 되어 있습니다.
  누구든지 예수님을 제대로 만나면 예수님의 은혜와 사랑에 온통 물이 들게 되고, 그는 또 다른 사람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복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는 이 계절에 우리의 마음도 예수님의 은혜로 더욱 아름답게 물들어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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